얼마 전 교보문고에 다녀왔습니다. 어떤 책을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어떤 책이 새로 나왔는지, 살펴보는 서점 구경은 늘 즐겁습니다. 베스트셀러에 진열된 책을 바라보며 선망과 질투의 시선을 보내기도 하고, 트렌디한 책을 보며 과연 이런 글을 써야 하나 저를 돌아보기도 합니다. 베스트셀러 코너를 보던 중 아래에 진열된 상품에 눈이 갔어요. 바로 달력이었습니다.
내년 달력을 이미 11월에 샀어요. 네이버 일정앱을 주로 사용하기에 모바일과 컴퓨터로 수시로 일정을 확인합니다만 직관적인 탁상형 달력도 사용합니다. 이왕이면 일정을 빼곡하게 채울 수 있는 큰 달력을 좋아하는데요. 작년에 그런 다이어리형 달력을 발견해서 올해 잘 사용했고 또 내년을 위해 같은 브랜드로 장만했어요. 가로 30cm 세로 22cm의 탁상 다이어리는 구하기 어렵거든요.
달력을 살 필요가 없다고 여기고 다른 코너로 갔다가 다시 그 달력을 보려고 갔어요. 몇 번을 만지작거리다 살짝 내려놓았습니다. 금액이 22,000원이나 되더라고요. 달력이라기보다 일력이었어요. 탁상 일력인데 꽃 그림으로 가득해서 매일 꽃과 꽃말을 볼 수 있어 행복할 것 같았어요. 바로 옆에 그림이 담긴 일력도 있었는데 그림 크기가 작아서 꽃 그림으로 가득한 일력이 좋아 보였어요.
어린 시절 아버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일력을 한 장 뜯으며 하루를 맞이했어요. 얇은 종이로 만들어진 일력은 엄청 큰 숫자로 그날의 일자를 보여주었죠. 방안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리를 인도했습니다. 그 영향일까요? 전 탁상달력에 포스트잇을 옮기며 해당 일자를 바로 알 수 있게 사용합니다. 월간 행사를 보기엔 탁상 달력이 편하긴 한데 오늘의 일자를 알려면 일력도 좋겠죠?
교보문고에서 다른 책을 샀지만 여러 번 들었다놨다한 일력은 사지 않았어요. 탁상달력을 사용하면 되는데 굳이 일력까지 필요할까 싶어서요. 집에 와서도 일력 속의 꽃이 잊히지 않더군요. 결국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했어요. 저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입니다. 매일 잘 모르는 꽃의 사진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요. 요일이 없는 일력이라 깨끗하게 관리하면 평생 쓰겠어요.
12월 25일의 꽃 사진은 '헬레보루스'고 꽃말은 '불안을 가라앉혀요'입니다. 헬레보루스는 겨울에 피는 장미라고 해서 크리스마스 로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답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라 구독자 여러분에게 헬레보루스 꽃 사진을 올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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