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당신의 하늘에는 달이 떠있나요 🗓️221029
커튼 너머 실루엣이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세상의 어둠은 의도적으로 빛을 감추려 했고 빛은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파도의 출렁임. 손안에 쥔 모래의 모래알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지독한 어둠은 세상을 검게 붓칠한다. 인공조명이 달려드는 커튼을 걷어내자 검은 하늘에 한입 베어 먹힌 노오란 과일이 매달려 있었다. 달이다. 달은 매달려 있었다. 나를 비추기 위해. 어둠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나를 비추기 위해. 나의 밤에 달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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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테오의 시
눈꽃에 핀
눈꽃에 핀 음표
끈적임 없이 집요한
눈 안 가득히
당신의 모습 그려져
눈뜨면 사라질 것처럼
음표는 탱고 리듬으로
숨으로, 날숨과 들숨으로
뜨겨운 무희의 아지랑이
설렘
심장박동
무색, 무취의 향
눈동자에 맺힌 눈빛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흰 꿈만 같은
뿌연 거짓말 같은
La lune, 짙은 그리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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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01일
우리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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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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