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심리상담 10회기를 마치고

욕심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2024.09.14 | 조회 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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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의 주간 성찰

일하고 배우고 느낀 성찰을 나눕니다

4월 말에 시작한 심리상담을 9월 초에 마쳤으니, 만 4개월을 넘게 지속했습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요. 사실 뭘 상담해야 하느냐는 고민을 할 정도로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고, 무료 체험이라는 말에 혹해서 참여했습니다. 심리검사도 하고, 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니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5회기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상담 장소 대여비 회당 만 원만 내면 5회 더 할 수 있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연장해 총 10회를 마쳤습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기회가 있다면 손들어 시도해 보세요.

그리 먼 곳은 아니었으나 교통이 불편해 가는 데 한 시간, 오는 데 한 시간, 상담 한 시간 총 3시간을 투자하는 거라 사실 큰 부담이었습니다. 운동한다 생각하고 오갔습니다. 요즘 비대면으로 상담하는 경우도 있어서 비대면으로 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이동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상담사 선생님과 만나서 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눠 더 좋았습니다. 마지막 시간엔 동안 상담을 하며 느낀 점과 변화에 관 나누어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다행이야 보다는 그랬구나!

전 선천적으로 매우 긍정적이고 또한 훈련되기도 했습니다. 자기계발서를 워낙 많이 읽어서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지 잘 압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더 나쁜 상황을 떠올리며, 그렇게 안 되길 다행이라 여깁니다. 이게 거의 자동으로 작동하기에 늘 웃고 삽니다.

마음은 편하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긍정주의자가 아닌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6월에 대장 용종을 제거하면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조건 긍정이 정답이 아니라 그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여야 했어요. 

감정을 느끼고, 저를 돌아보는 과정 중에 여전히 옳고 그름의 논리에 사로잡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옳아', '이런 감정을 가지는 건 옳지 않아' 이런 신념 때문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 같아요. 신념보다 일단은 느끼는 게 필요합니다. 감정 일기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모닝페이지를 쓰면서도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쓰려 노력합니다.

도망가기보다는 세련된 직면을!

2년 전 제가 조금 흥분했을 때 받은 질문 "지금 저에게 화내시는 거 아니죠?"를 잊지 못합니다. 이 질문 덕분에 제 감정을 알아차렸고 열기가 식었거든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면 이성을 잃어버리게 되는데요. 반대의 상황에서 전 늘 당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매우 불쾌한 상황에 부닥쳐도 불편함을 표현하지 못하고, 일단 피하고 보는데요. 찬찬히 생각하면 제가 일방적으로 당했지만,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도망친 경우가 많았어요.

상대가 약간 흥분해 화를 내는 것 같으면 "지금 저에게 화내시는 거 아니죠?" 같은 세련된 질문을 하면 좋겠습니다. 불편한 상황에서는 불편하다고 말하면 되는데 그게 늘 쉽지 않습니다. 긍정으로 무장한 사람이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고 싶고, 표현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지나고 나서라도 복기하며 다음을 위한 감정표현을 배우고 싶더군요. 모닝페이지에 '오늘 나의 감정은, 어떻게 하면 나의 감정을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추가했습니다. 아직 잘 실천을 못하고 있는데요. 좀 더 의도적으로 노력해야겠습니다.

이랬으면 좋겠다 보다는 그런가 보다!

늘 문제의 근원은 욕심이더군요.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욕심, 최소한의 매너를 상대에게 바라는 욕심. 제가 고민하는 인간관계의 문제는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치 때문이었습니다. 기대가 없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가까운 사이나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사람들과 문제가 생기는 건 상대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어요. 

적당한 거리가 있는 관계의 경우는 어차피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 갈등도 문제도 없어요. 기대가 없으니 저에게 함부로 대하고, 매너 없이 굴어도 '그런가 보다!'하고 넘겨요. 어차피 다시 볼 사람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거리가 가까운 관계에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는 욕심 때문에 기대가 생기더군요. 그걸 낮춰야 합니다. 반면 그런 기대치와 약간의 욕심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애정이기도 해서,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이 또한 옳고 그름을 떠나 있는 그대로 '내 기대치가 높구나.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인가 보다.'라고 받아들이고 거리를 유지해야겠어요.

기대, 욕심 이런 것 다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들이고, 표현하며 어린아이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요즘 『초역 부처의 말』을 읽으며 저를 다독거립니다. 이번 심리상담으로 제가 조금 더 성숙해졌기를 기대합니다. 아님 말고요. 미성숙한 저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어야죠.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나
당신이 소유한 것에 대해 
‘이것은 내 것이다, 놓고 싶지 않다’며
매달리지 않는다면.
칭찬받지 못해도
사랑받지 못해도
상대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그러한 모든 ‘없음’에 대해서
한탄하지 않는다면.
‘있다’에 집착하지 않고, ‘없다’에 슬퍼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마음은 무적이라 할 만큼 부드러워집니다.
-경집 950 - 『초역 부처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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