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지나고 엄마가 돌아갔다. 그녀와 함께한 6박 7일은 수 천장의 사진을 남겼던 동유럽 여행과 맞먹고 숱한 명소를 들렀던 일본 여행보다도 긴 시간이었지만 (뻔하게도, 이번에도) 순식간에 흘러가버렸다. 여섯 밤을 자고 난 수요일 이른 아침, 일찍이 일어나 외출 준비를 마친 엄마가 등을 보이며 짐을 꾸리는 모습을 보자, 시간을 도둑맞기라도 한 것처럼 어디선가 툭 서러움이 치고 올라왔다. 아직 더 함께하고 싶은데, 언니와 나 둘의 살림 구석구석에 엄마의 손길과 냄새를 더 오래 남겨줬으면 하는데, 언젠가에 썼던 글처럼 그랬다.
어색함이 누그러지고 비로소 다시 익숙했던 시간 속을 걸을까, 하면 또 다시 이별이다
저서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수록글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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