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이 마치 미덕이거나 정답인 것처럼 사람들은 추앙합니다. 내세울 게 꾸준함 밖에 없는 저에게 칭찬하고 때로는 존경한다는 말까지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하지만, 꾸준함이 정말 좋은 습관인지, 꾸준하게 뭔가를 하다 보면 좋은 일이 과연 생기는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19년 3월에 시작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는 4년이나 되었네요. 그동안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고 최적화를 했지만, 참신하지는 않나 봅니다. 처음 4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2022년 7월 11기에 11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를 갱신하고는 이후 5명을 겨우 채우다 2, 3명으로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14기에 3명이었고 이번 15기 모집에 3명이 되었다가 한 분이 취소하는 바람에 결국 2명만 남게 되었어요. 분명 시그널이 왔는데 계속 망설였습니다. 결국 제 의지와 무관하게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중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작년에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책까지 내고 수업 안내 QR코드까지 넣었는데 대략난감입니다만.
끝을 보길 좋아하다 보니 의도적으로 멈추는 것에 반감이 있습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다가 역시나 하고 실망하면서도 새로운 희망을 품고 무의식적으로 수레바퀴를 굴립니다.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한데 긍정적인 마음이 오히려 방해됩니다. 성탄절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은 사람이 오히려 용기를 잃고 절망감에 사망했다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수감자처럼 말입니다.
2020년 7월에 시작한, 연 단위로 모집하는 '매일 독서 습관 쌓기'는 새해가 되면서 분위기가 무척 좋습니다. 저 포함 22분의 회원이 함께 책을 읽고 인증하는데요. 거의 매일 서너 분이 완독하고 현재까지 18분이 1월의 20일 동안 1권 이상 완독했습니다. 저처럼 하루에 여러 책을 동시에 읽는 분도 계시니 반갑고, 완독하면 서로 축하하니 신나고, 다른 분이 읽는 책을 보고 따라 읽으니 든든합니다.
초반에 회원이 적어 약간의 위기도 있긴 했지만 2020년 4월에 시작해 월 단위로는 회원을 모집하는, 4주 동안 주 1회 글쓰기 모임인 '내 글에서 빛이 나요!'는 47기를 모집하는 중입니다. 1년 장기 회원도 제법 있고, 한 번 참여한 분은 꾸준히 참여해서 장기 회원으로 연결됩니다. 물론 멈추는 분도 계시지만요. 1기로 참여했다 중간에 멈추고 이번에 다신 오신 회원분은 내글빛 모임이 없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지속되어 놀랐다고 합니다. 그런 말씀을 들으면 또 꾸준함에 보람을 느낍니다.
감사하게도 1년 넘게 참여한 회원 한 분이 오프모임을 위한 장소와 다과를 제공한다고 해서 47기에서는 내글빛 최초 오프모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찾글 수업을 끝내고 오프모임을 하기도 했지만 합평이 아닌 댓글로 응원하는 글쓰기 모임에서 오프라인 모임이라니, 설레기까지 합니다. 저와 내글빛 문우를 만나고 싶은 분은 47기 신청하고 오세요.
2021년 3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보내는 '일과삶의 주간성찰' 뉴스레터에서도 여전히 혹시나 하는 기대의 연장선이긴 합니다. 작년 말에 발행한 '2023년 인생 책 20권을 소개합니다' 글의 조회수가 티핑포인트가 될 조짐이 있습니다. 평소 일주일에 한 명 정도 뉴스레터 구독자가 늘었는데 이 글로 구독한 사람이 30명이나 되더군요. 하루에 1~2명씩 구독한 셈이죠. 역시나 이러다 말겠지만. 그래도 희망을 품어봅니다.
이 글을 쓰며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2020년부터 시작한 코칭을 정리해 봤는데요. 한국코치협회 인증 코치 (Korea Associate Coach, KAC) 자격 취득을 위한 연습 코칭이 아닌 프로페셔널 코칭을 23명에게 61회 제공했더군요. 대부분 글쓰기 코칭이지만, 시간 관리를 포함한 생산성 향상 코칭이 4회, 커리어 코칭이 2회였습니다. 글쓰기 관련해서는 첨삭, 일반 글쓰기, SNS 글쓰기, 브런치 작가되기, 서평 글쓰기, 자서전 쓰기 등 다양하게 진행했습니다. 코칭을 이렇게나 많이 한 줄 몰랐네요. 아직 저에게 코칭 받지 않으신 분께 자신 있게 권합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꾸준하게 해서 뭔가 조금이라도 결과가 나온 것만 말씀드렸는데요. 인스타그램, 유튜브, 독립출판 등은 아직도 혹시나 하고 기대했다가 역시나 하는 실망을 반복하면서도 새로운 희망을 품고 무의식적으로 굴리는 수레바퀴들입니다. 어디까지 가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 쓰고, 다듬지만, 역시나 큰 변화는 없습니다. 그냥 씁니다. 과정이 즐거워 씁니다. 과정마저도 즐겁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꾸준함이 정말 좋은 습관일까요? 꾸준함에 꾸준함에 더해서, 꾸준하게 실패하고, 꾸준하게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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