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저에게 해외에서 근무할 생각이 있냐고 묻는 동료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외국에 나가 생고생을...? 20년만 젊었어도..."라고 바로 응답합니다.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면 좀 주저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정말 그 나이에, 저와 동갑인 친구가 퇴사하고 해외로 공부하러 간답니다.
교육과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대학원 친구 네 명이 다른 코칭 모임과 연합해 주기적으로 만나 스터디도 하고 정보를 주고 받은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중 외국계 HR 임원 A가 어느날 아들 해외 연수를 위해 제 덴마크 경험을 더 알고 싶다며 통화를 하자고 했습니다. 시작은 아들의 영어공부였지만 알고보니 본인의 유학때문이었어요.
30년 직장경험을 갖춘 임원인 그녀는 원하면 더 일할 수 있는 능력자입니다. 그런데 희망퇴직을 하고 유학을 간다고 하네요. 지금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미래도 어느 정도 보장되었는데요. 왜죠?
"전 평생 꿈이 영어를 잘하는 거여요. 영어로 강의를 하고 싶어요. 늘 인생에서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었는데요. 도전하면서 더 성장한 것 같아요."
그녀는 수천만원을 투자해 제가 다녀온 덴마크 IPC에 참여하고 머물면서 영국에서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9개월 과정의 코칭 수업을 들으려 한다고 해요. 덴마크와 영국은 2시간 거리라 충분히 오갈 수 있습니다. 덴마크에 있을 때도 다른 친구가 영국의 콘서트를 보러 가고 싶다고 말한 기억이 났어요.
50대 나이에 안전지대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도 영어 잘하고 싶어요. 덴마크 IPC의 정규 학기를 체험하고 싶죠. 회사를 그만 둘 수 없어 여름 영어학교로 한 달만 다녀왔어요. 영국, 저도 가고 싶어요. 출장으로 런던에 잠시 다녀오며 앞뒤 휴가 내고 짧게 관광했습니다. 언젠가 한달 살이 하고 싶다고, 박물관, 미술관 다 둘러보고 싶어 제 버킷리스트에 고이 담아두었죠. 늘 '언젠가'라는 핑계로 미루고 상상만 합니다.
10년 전 미래를 고민하던 40대 동료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MBA하면 최소 5천이 들어가는데 제가 언제 5천만원을 회수하겠어요? ROI(투자수익률) 안나옵니다. 전 절대 MBA 안할 겁니다."
그는 지금 어디서 무얼할까요? 큰 변화없겠죠. 운이 좋다면 아직도 직장에 다니고 있겠네요. 당시 40대였던 전 이미 수천만원을 투자하고 박사과정에 도전했는데요. 사실 미래도 보장되지 않았고 암울했습니다. 지적 유희이자 전문성을 높이는 자기만족 돈잔치처럼 보였죠. 10년이 지난 후 돌아보니 박사덕을 조금 봤습니다. 지금의 회사로 이직했으니 ROI는 나온 셈이죠.
저는 A를 응원했습니다.
"평생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살면 후회만 남아요.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과정이 즐거우면 되는 거죠. 인생 뭐 있나요? 가족만 동의하면 도전 고고입니다."
A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7월에 떠납니다. A가 부럽다고 말하면 안될 것 같은데 부럽네요. 여러분의 안전지대는 단단하나요? A처럼 스스로 무너뜨릴 용기가 있나요?
안전지대를 무너뜨리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A는 일상의 고수입니다.
A는 우리가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첫째, 안전지대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둘째, 두려움을 조금 안고 도전합니다.
셋째, 도전에 정착하여 새로운 안전지대를 만들어 냅니다.
넷째, 또다시 안전지대를 넘어서며 성장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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