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에 보는 뉴스 '야후 재팬' 읽어드립니다 10' 7월 3주차 #104

🍉 여름은 수박...이라 하지만, 여름의 복숭아 좋아하나요. 전 아주 오래 전 처음 오사카를 찾았을 때 멋도 모르고 백화점 지하 푸드 매장을 돌다 복숭아 딱 한 알을 사먹었던 적이 있거든요. 당시 주머니도 가벼웠고 오사카는 물론 일본도 잘 몰랐던 터라 그 한 알을 사들고 호텔 방에 와 한 입을 배어 물고는 깜짝 놀랐던 일이 있어요.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그 많은 복숭아는 대체 다 무엇이었을까...싶은 맛이었거든요. 당도는 물론 식감, 아주 말랑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아주 오래 전임에도 그 놀랐던 순간의 복숭아 만은 이상하게 생생해요. 아마 그건 당시의 저에게 복숭아 단 한알이 갖는 의미의 임팩트였겠죠. 아무튼, 여름은 수박못지 않게 복숭아의 계절이기도 한데요. 오는 7월 18일부터 도쿄의 인기 카페에선 복숭아를 메인 재료로 디저트의 향연이 펼쳐져요. 이름도 참 특이한 자유가오카의 '빵과 에스프레소와 자유형(パンとエスプレッソと自由形)은,

가게 인기 식빵은 '무-'를 기지로 와플을 구운 '뭇플'에 콘포트 상태의 복숭아를 한 개 그대로 토핑한 '모모 뭇플'을 선보이고, 역시 마찬가지로 한 이름 하는 시부야의 '블라블라 프레쏘(なんとかプレッソ)'는 밀크 빙수에 복숭아 시럽을 얹고 역시 복숭아 한 알을 그대로 토핑한 '복숭아 빙수'를 내놓는데요, 하나같이 카페 이름도 참 별나지만 레시피 의외로 심플하죠. 역시 과일은 있는 그대로가 가장 맛있다 들면서도 그래도 먹고 싶은 거..여름이라서 일까요. 전 지금 중복 한복판에 이 레터를 쓰고 있는데요. 삼계탕도 좋지만 이열치열보다는 역시나 맛있고 또 맛있고 싶어요. 이강인 선수 빠리 생제르망 입단했다나요. 축구 잘 모르면서 가장 예쁜 클럽명이라 생각하는데요, 쿠마 씨가 콜라보를 했어요. 예쁘고 맛있는 건, 웬만해서 틀리는 법이 없거든요. 그럼, 또 시작해볼까요. '모노노아와레'의 '바람 방향이 바뀌었대', 얼마 전 소개했던 곡의 재탕인데요. 없던 힘도 불끈 솟아요.🍑

👨‍🎤 오는 7월 28일 드디어 완전한 형태의 후지 록 페스티벌이 열리는데요, '록페'의 준비물 뭐가 있을까요. 먼저 이번 '후지록'은 코로나 이후 2020년엔 개최 자체가 무산되었고 이후엔 해외 아티스트의 불참, 그에 더해 함성 금지와 마스크 작용 등 여러 규제가 가득한 별로 흥 나지않는 축제였어요. 하지만 이번엔 다시 니가타 유자와마치(湯沢町)의 그 스키장에서 30일까지 3일간 모두 200팀의 아티스트가 등장하며 꽉 채워 온전한 형태로 열릴 예정이에요. 예고된 팀으로는 FOO FIGHTERS와 17년째 출석하고 있는 더 스트록스, 그리고 지난 해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상을 수상한 LIZZO 등이 보여요. 그리고 일본 뮤지션으로는 저희 레터에서도 소개했던 Vaundy와 Saucy Dog 그리고 STUTS도 무대에 오르는데요, 본래 록페 라인업이란 추후가 더 기대되는 일이니 또 어떤 가수가 나와줄까요.

아무튼, 그런 '록페'에 맞춰 편의점 체인 '로손'의 어패럴 브랜드 'FACETASM'의 오치아이 히로미치 씨가 디렉팅하는 CONVENIENCE WEAR가 '록페'의 필요한 물품들을 일거 선보였어요. 먼저 멈출 줄 모르는 땀을 딱아줄 고흡수성을 갖춘 머플러 타올과 항균 탈취 특수 가공이 된 라인 삭스, 그리고 비 올지 모를 날을 위해 발수 파커 등이 전국 패밀리마트, 즉 편의점에서 판매돼요. 그리고 '록페' 회장에서 콜라보 팝업 편의점이 운영돼요.

🧓 일본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번엔 정말 은퇴작일지 몰라', '너희들은 어떻게 살아갈까'가 지난 7월 14일 일본에 공개돼 첫 주 14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수익 143억원, 지브리 작품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으로 많은 2위를 기록했어요. 하야오 씨의 '바람이 분다' 이후 6년만의 작품이기도 하고, 코로나 이후 그를 연상케하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여러차례 은퇴를 선언했다 철회했던 그를 떠올리면, 이번 흥행 스코어 이미 짐작했을 숫자일 거에요. 다만, 이번 지브리 작품은 'NO 선전 전략'을 내세우며 포스터 달랑 한 장과 제목, 그 외에 아무것도 공개하지 않았거든요. 예고편은 커녕 CM이랄지 영화 소개 방송에서도 제대로 전파를 탄 적이 없어요. 그럼에도 개봉 4일만에 145만. 역시나 지브리, 하야오 씨 티켓 파워 실감케 하는데요. 그렇다면 숫자 아닌 영화 그 자체에 대한 반응은 어떘을까 하면...좀 극과 극으로 갈리는 분위기에요.

한 애니메이션 업체에 일하는 타카토 씨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알았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물에 탄 미야자키 였을 뿐이다'라고 하야오 월드의 결정판으로 해석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영화.com'의 리뷰처럼 '현실을 픽션 안에 우겨 넣었을 뿐 만년(晩節)을 더럽히는 일이 되어버렸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은 '바람이 분다'여야만 했다'고 씁쓸한 감상을 남긴 사람도 있어요. 아직 보지 않은 입장에서 뭐라 하기 조심스럽지만, '사전 정보 없이 보았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는 평은 조금 주의 깊게 새겨볼 필요 있지 않을까요. 애초 이번 '선전 없이 개봉'은 '슬램덩크'와 깊은 관계가 있었다 하는데요, 프로듀서 스즈키 토시오 씨가 '사후 확인하는 식의 감상은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려요'라고, 말한 적이 있거든요. 정보 과잉의 시대 정말 어떤 영화는 그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게 되곤 하잖아요. 어찌됐든 '너희들은 앞으로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란 질문은 덤으로 남아버린 듯 싶어요.

📣 그런데 이 'NO 선전 전략', 과도한 사전 정보의 공유를 자제하는 시도는 예상 외 좀 재밌는 전개로 확장하고 있는 듯 싶어요. 영화가 공개되고 4일째 지난 7월 17일 '지브리'의 트위터 공식 계정엔 의문의 글이 하나 올라왔거든요. 포스터 속 역시나 의문 속 새의 울음 소리인 듯한 'カヘッカヘッカヘッ(카헷카헷카헷)'은 개봉 전후로 몇 차례 올라온 적이 있지만 이번엔 그게 꽤, 아주 많이 좀 길어졌어요. 그대로 옮겨보면 カカヘカヘッカヘヘッヘカヘカヘッカカッヘカヘカカッヘカヘカヘッカヘカヘカッヘカカヘッカヘッヘカヘカッカカヘカッヘカヘカカッカヘッカヘカヘヘッヘカヘヘカッヘヘッ. 얼마나 울은 걸까요. 혹은 한 마리가 아닌 걸까요. 그래서 트위터 상에선 이의 의미를 해독하는 각종 설들이 돌았는데요. 그 중 결과적으로 정답이었던 건, '지브리'가 모르스 부호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 즉, 저 의문의 긴 문장 속 カ는 모르스 부호로 '・' ヘ는 'ー', 그리고 모르스 부호를 구성하는 나머지 빈 칸은 ッ로 대신해 문장을 적었다는 건데요. 설마..정말일까요.

하지만 그렇게 모두 모르스 부호로 해독해봤더니 의미가 있는 문장이 되었고, 그건 곧 '미야자키 씨 매일 듣고있어요(宮﨑さん毎日聞いてるよ)'로 완성돼요. 요즘같은 시절에 모르스 부호의 트윗이라니, 혹은 트윗 하나에 이렇게나 많은 비밀이 숨어있다니 새삼 놀랄 따름이에요. 하지만 이 문장 만으로는 앞뒤 맥락이 생략되어 있어 그럼에도 알 수 없는 메시지에는 별 차이가 없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 하나.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뮤지션 요네즈 켄시 씨의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에 모르스 부호로 추정되는 트윗이 올라왔다는 거에요. 요네즈 씨의 계정을 운영하는 'REISSUE RECORDS'는 지브리의 트윗이 올라오기 30분쯤 역시나 새 울음 소리같은 트윗을 올렸어요. 그건 カカヘカッヘカヘカカッヘカカヘヘッカカヘッヘカヘカカッカカッヘカヘカカッカヘッカヘカヘヘッヘヘカヘッ. 좀 짧아지기는 했지만, 해독을 해보면 '지구기 들어주세요(地球儀聞いてね)'가 돼요. '지구기(地球儀), 이번 하야오 씨 애니메이션의 주제곡이거든요. 요네즈 씨가 '너희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까'의 주제곡을 불렀어요.

그렇다면, 앞뒤가 모두 맞춰지나요. 시작은 요네즈 씨가 했다는 것. 신곡을 홍보하는 마음을 새 울음에 빗대어 그에 모르스 부호까지 동원해 트윗을 올렸고, 그에 하야오 씨가 같은 방식으로 '매일 듣고 있어요'라 응답을 한 거에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뒤에 요네즈 씨가 다시 답을 하는 걸로 이어지는데요, 레터 전체가 カカヘカッヘ로 도배될 것 같아 여기서 멈추면, 이게 오히려 더 영화같지 않나요. 그러고보면 산다는 건 얼마든지 영화처럼 흥미 진진하고, 숨어있는 재미가 우리가 모르는 그 어딘가에 가득할지 모르겠어요. 선전을 하지 않고도 영화를 알리는 법, 이렇게나 참신할 지 누가 알았을까요.

⚽️ 축구 잘 몰라도 좋아해도 괜찮은 거겠죠. 개인적으로 어느 레벨 이상의 선수는 종목 상관없이, 팬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구분하지 않고 좋아하고 하지 않는 대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걸 흔히 국민 스타라 부르는 거겠지만, 그럼에도 나만이 느끼는 각별한 관심같은 거 있지 않나요. 한국 축구에 대해 별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없음에도 전 이강인 선수 화면에 비칠 때마다 왠지 응원하고 싶은 맘이 들었거든요. 비교적 신장도 작은데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 다니는 모습이 보는 사람까지 마음 푸근하게 하거든요. 며칠 전엔 유럽 최고의 리그라고 하는, 무엇보다 이름이 참 세련되고 예쁜 '파리 생제르망'에 입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네이마르나 바로 얼마 전까지 메시가 있었고 프랑스 괴물같은 음바페와 함께 뛰게 된 셈인데, 왜 제가 더 기쁜 걸까요. 그리고 한켠, 그 소식 곁에는 일본의 건축가 쿠마 켄고 씨와 그래픽 아티스트 VERDY, 그리고 아웃도어 브랜드 Futura 등과의 콜라보가 결정됐어요. '생제르망'은 지난 해부터 도쿄, 그리고 오사카에서 총 3번의 시합을 하는 'PSG 재팬 서머 투어'란 걸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엔 그 기획으로 올 봄 갓 개관한 오사카의 '나카노시마 미술관(中之島美術館)' 안에 팝업 스토어가 운영돼요. 쿠마 씨와 버르티 씨 등은 그 안에서 전시, 판매될 유니폼,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만들 예정이에요. 얼마 전에는 '펜디'와 협업 나무와 종이로 된 백과 구두를 만들어내더니 쿠마 씨의 본업 외의 활약이 점점 더 확대되는 느낌이죠. 더불어 이번 팝업 'PSG 하우스'에선 선수와 근접 거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에리어와 리그1 트로피가  전시되어 있는 구역, 더불어 역사적 클럽들의 포스터를 중심으로 한 전시도 열려요. 마지막으로 한 때 J리그에서 뛰기도 했다는 카메룬 출신의 싸커 Patrick Mboma 씨의 웰컴 행사도 열린다고 하는데, 이강인 선수의 등 번호는 참고로 19번이래요.

🛋 스위스의 전통 가구 브랜드 '비트라(Vitra)의 프랑스 건축가 장 프루베의 명작 콜랙션을 체험할 수 있는 카페가 지난 7월 14일부터 9월 18일까지 도쿄 시부야 파르코 4층에 문을 열어요. 프루베는 21세기 모던 센츄리의 대표적 작가이기자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도 활약했는데요, 이번 카페에선 그의 명작 가구들을 복각해 다시 구현하고 그로 채운 카페 형태의 공간을 선보이고 있어요. 컬러 팔레트의 의자 '스탠다드'를 비롯해 라운지 체어 '포튜이 드 살롱(Fauteuil de Salon)'이랄지 낮은 높이의 굴곡이 앙증맞은 '타부레(Tabouret) N°307 스툴과 유럽 거리의 가로등을 연상케하는 쁘띠 포텐스(Petite Potence) 조명도 공개되는데요, 이쯤되면 카페가 먼저인가 아니면 가구 쇼룸인가 아리송해지죠. 점내에는 프루베의 딸인 카트린 프루베 씨의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하는데,

동시에 같은 층 디자이너 가구 판매장 'Mid-Century MODERN'에선 또 다른 프루베 콜렉션 작품들을 판매해요. 그러니까 매장을 넘나드는 동선의 '프루베'일까요. 이 카페, 가구 매장의 응접실 정도 되는걸까요. 오픈 기념으로 에비스(恵比寿)의 인기 카페 SODA BAR의 레몬과 민트와 베리를 재료로 한 '프루베 오리지널 드링크'가 판매되고, 복합 상업 시설이라는 건 여유 공간적 의미에서 잠재 가능성을 품고 있었던 걸까요.

👬 오랜 세월 셀렉숍으로 인기를 받아 온 'BEAMS'. 하지만 그건 곧 그 시절의 의복 생활을 '셀렉트' 해왔다는 이야기이기도 할까요. '빔즈'는 단순히 멋지고 트렌디한 옷들을 큐레이션 판매할 뿐 아니라, 8090 스트리트 패션를 이끌기도 했고, 이후엔 레코드나 기타 관련 컬쳐들로 확장된 사업을 벌이며 젊은 세대의 일상, 그 한 복판을 늘 함께했는데요. 그곳의 바이어 이이즈카 코우 씨는 지난 해 'FUTURE ARCHIVE'라는, 10년 20년 후에도 바래지 않는 미래의 빈티지를 탐구하는 프로젝트 'ANTI VINTAGE란 걸 런칭하기도 했거든요. 신구 한 신을 장식했던 패션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조망=큐레이션하며 미래의 빈티지 패션을 제안하는 역할을 해요. 그리고 이번엔 그게 하나의 점포로 곧 문을 열 예정이에요. 오는 7월 28일 '빔즈' 하라쥬쿠 매장 바로 근처 메이지도오리(明治通り) 길변에 '빔즈 하라쥬쿠 ANNEX'가 탄생해요. ANNEX는 본래 무언가 하나 더하는 것, 추가적인 것을 의미하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신쥬쿠의 '마루이 아넥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독자적 매장까지 갖춘 'FUTURE ARCHIVE'은 앞으로 오리지널 기획을통해 다양한 '빈티지 패션'의 세계를 확장시켜 갈 계획이에요. 오픈 기념으로는 과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패션 브랜드 DAIRIKU, SUGARHIL, Sound Sports 등과 타투 아티스트 TAPPEI 씨 등 7팀이 콜라보 T셔츠를 제작하고, 더불어 오픈 당일 에비스의 라이브하우스 BATICA에선 오픈 기념 라이브 이벤트도 열려요. 일본 음악 듣는 만큼 듣는다 생각했는데, 왜 다 생소한 이름들이죠. 지금 일본 힙합 신에 활약하는 2천년 이후 뮤지션 Bonbero、homarelanka、NEI、Showy、Tade Dust의 무대가 열려요. 역시 하라쥬쿠, 그리고 '빔즈'는 스트리트일까요. 단 한 벌의 옷이지만, 금새 잊혀지는 유행일지라도 그곳엔 분명 그 시절의 가장 뜨거운 열기가 살아있어요.

🍔 요즘 국내에선 해외発 오리지널 버거 시장이 뜨거운데요, 일본 오리지널 햄버거...뭐가 떠오르나요. 미트 소스의 '모스 버거'랄지 '롯데리아'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요, 하지만 가장 오래된 일본의 버거는 1963년 오키나와가 아직 미국 통치하에 있던 시절 '맥도날드'의 자금으로 만들어진 '도무도무 버거(ドムドムハンバーガー)에요. 그리고 인지도는 다른 버거보다 확연히 떨어지지만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거든요. 미군 시절의 버거가 아직도 생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래된 것을 버리거나 지니거나...참 묘한 문제인 것도 같아요. 도쿄에 진출한 건 1970년 마치다 지점이 시작이었고, 이후 점포를 확장했지만 대부분은 지역이거나 외곽에 몰려있어 전 근래에서야 그것도 뉴스를 통해 알았어요. 코로나 이후, 외식이 자유롭지 않자 사람들이 보다 희귀한 버거를 차으며 이 창업 70년짜리 버거의 '주가'가 최근 높아졌거든요. 그리고 아마, 그 기세일까요.

오는 7월 28일 도쿄의 비교적 외곽 키타쿠(北区) 아카바네(赤羽)에 '도무도무 버거'가 다시 돌아와요. 본래 1998년 문을 열어 2022년까지 영업을 했지만, 가게가 입점한 '이온(イオン)' 몰의 재개발로 잠시 폐점했었거든요.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재출점을 바라는 마음에 운영회사 아카바네 지점의 재오픈을 결정했다고 이야기해요. 하지만 근래 점점 커지고 있는 버거 시장을 다분히 염두한 계산이기도 하겠죠. 아무튼 그렇게 '도무도무 버거'를 이제 다시 만들어진 '이온 스타일 아카바네(イオンスタイル赤羽)'의 1층 매장에서 먹을 수 있어요. 매장은 브랜드 특유의 빨강과 하양을 조화롭게 섞어 꾸몄는데요, 더불어 장수 버거인만큼 캐릭터 상품과 관련 궂즈도 다량 판매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인기이자 대표 메뉴인 '달고 매운 치킨 버거'가 2.3배 볼륨업 다시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가격은 이전과 동일하다는 사실. 오래된, 친숙하고 내가 아는 단골 노포 버거란, 아마 이런 걸까요. 오랜만에 다시 돌아오면서 가격 비싸지는 거 친구 사이에 좀 아니잖아요. 더불어 캐릭터 상품은 '아카바네'의 빨강과 날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어요.

😾 명작의 역할이란 시대를 넘어 또 창작을 만들어내는 일일까요. 얼마 전엔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1952년 명작 '이키루'가 영국의 올리버 하머네스 감독, 그리고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이시오 가즈쿠로 씨의 각본으로 리메이크되어 국제 다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엔 그의 1970년 작품 '어떤가요(どですかでん)'를 얼마 전 첫 넷플릭스 드라마를 선보인 각본가 쿠도 칸쿠로 씨가 메가폰을 잡고 다시 만들어져요. 아키라 씨의 '어떤가요는 일본 근대 작가 야마모토 슈고로우의 소설 '계절이 없는 마을(季節のない街)'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그래서 쿠도 씨 연출작 타이틀도 그를 따와서 '어떤가요'가 아닌 '계절 없는 마을' 그대로에요. 쿠도 씨와 쿠로사와 아키라, 금방 매칭이 되지는 않지만, 이 작품 청년 시절의 남자 아이들이 주인공인, 그 무렵 순진무구한 청춘, 계절 없이도 살 것 같은 아이들의 한 여름을 담은 작품이거든요. 반바지를 입었다고 본명 타나가 신스케이지만 '한(半)스케'란 별명으로 불리고, 보이지도 존재하지도 않는 열차를 운행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스케' 아닌 이케마츠 소스케가 연기하는 타나카 신스케는 애묘와 함께 마을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메일로 보고하며 돈을 버는 일을 하는 인물이기도 해요.

하나같이 어른 세계의 빤하고 지루한 것들을 벗어나 있죠. 마을에는 청년부란 게 있고 그 부장을 나카노 타이가가, 그리고 부원으로 와타나베 타이치가 나오는데요. 지금 일본 젊은 남자배우를 적절히 섞어 놓은 모양새에요. 그리고 이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조연출을 했던 와타나베 나오키 씨와 이시이 유야 감독 '행복한 사전'에서 메이킹을 담당했던 요코하마 사토코 씨도 공동 연출로 참여해요. 일견 몇 해 전 오자키 유타카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츠이 타이고 감독의 '너는 너라서 너다'가 떠올르기도 하지만, 청춘이란 늘 이렇게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계절'인 걸까요.

😴 GELATOPIQUE, 젤라토 먹고 피카츄랑 잠드는 밤, 뭐 그런 거에요?! 

구독자님, 한여름 밤의 7월...잘 보내고 있나요. 폭우가 너무 심해서인지 그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서일까 여름 밤 잘 못자 설치는 아열대란 말을 아직 잘 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여름 밤 더위에 지치지 않고 잘, 자고 있나요. 잠에도 낮잠이나 아침잠, 혹은 버스나 무언가 기다리는 사이 잠에 드는 쪽잠 등 여러 유형의 '잠'이 있겠지만, 여름밤에 잠에 드는 일은 어딘가 조금 로맨틱하달까요... 환상 속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오죽했으면 셰익스피어는 '한여름밤의 꿈'이란 소설을 쓰고, '너의 이름은' 속 미츠하와 타키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경험을 했겠어요. 김종관 감독의 영화도 그렇고 그가 극찬을 했던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밤의 판타지아'에서도 일상 속 작은 기적이 일어나는 것도 불꽃놀이 터지던 한 여름의 밤이었는데요. 우리 요즘 여름밤, 잘 보내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근래 자자고 침대에 누워 실제 잠에 드는 시간 사이가 점점 늘어지는 것 같아 고민이 좀 많은데요, 그렇다고 낮잠을 자는 유형도 아니고 그렇다고 막상 책을 읽거나 무언가를 해보려 하면 잠이 오는 것 같고,

결국은 그냥 흘러 보내는 시간이 잠인 척 하고 그저 쌓일 뿐인데요. 여름 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잠에 관해서라면 30년 넘게 늘 좋은 편한 잠을 추구해온 '제라도 피케'가 포켓몬과 콜라보, 9월 신상품을 발매해요. '제라토피케' 고작 잠옷인데 꽤나 비싸서 잘 사입지는 못하지만, 이벤트를 알리는 저 이미지가 넘 맘에 들어 가져와봤어요. 내가 잠 든 사이 나 몰라 찾아와주는 포켓몬과 같이, 어쩌면 여름 밤이란 내가 모르는 누군가와 '동침'에 빠지는 그런 늦은 시간이었을까요. 잠은 오는데 잡생각은 더 많아지고 시간은 훌쩍 흘러 아침을 바라보고 있는 이상한 여름밤의 기억들. 하지만 꼭 푹 잘 잠만 옳고 쓸모가 있는 걸까요. 모두가 잠든 시간, 나만이 깨어있을 때의 세계는 때로 각별하거든요. 구독자님, 여름밤 잘 자고 있나요.

📫 오는 화요일, 7월 25일에 '야마테센의 뉴스 배달부' #115호가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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