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Hey you 🗓️221205
햇살이 반들거려 눈살이 지푸려졌다. 공허는 돌개바람에 휩싸여 날아오른 모래처럼 선형을 그리다 사라졌다. 고개를 돌리자 너의 얼굴이 보였다. 검은 유리알. 바깥의 빛이 닿지 않은 곳. 나는 급히 손으로 유리알를 닦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얼굴이었다. 눈, 코, 입 ... 나의 얼굴이었다. 나는 너의 얼굴을 찾았는데. Luna라 생각했는데. 검은 유리알은 거울처럼 나를 비췄다. 볼록히. 믿기지 않았다. 유리알 어딘가에 너가 있을 것만 같았다. 결심했다. 포기 하지 않기로. 구석구석 닦았고, 끈질기게 응시했다. 하루, 이틀, 몇 일, 몇 달이 지난 것 같았다.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빛나며 투명한 미세한 흠집조차 보이지 않은 FL(Flawless)*. You.
* 다이아몬드 투명도 최고 등급(완전무결)
*
#02 테오의 시
설舌
방안의 빛과 소리는
거친 숨소리에 초점을 맞춰 정적을 만들고
설舌은 엷게 벌려진 어둠속에서 꿈틀거린다
두툼한 살과 빳빳이 선 혀돌기
끈적이고 농염한 액은
한껏 부풀어 졌다
암컷 설舌은 아구아 말라 위로
솟구쳐 수컷 설舌을 향해 돌진하면
수컷 설舌은 거칠게 휘감아 뒤엉킨다
얼키고 설킨 헝클어짐에 시공간은 사라지고
바이올렛 꽃잎에 숨겨진 암술은 유희에 전율한다
깊숙히 더 깊숙히 갈구하며 탐하게 되는. 설舌의 순간.
_테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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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24일
우리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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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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