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의지했던 책들이 있어. 고등학교 3학년 때 국문학과를 가기로 결정하고는 정지용 시인의 시집을, 대학 때는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182호)를 가방에 넣고 다녔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딱히 그럴만한 책이 없었어.
그러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선생님께서 김구용 선생을 알려주셨는데, ‘김구용 문학전집’ 중 산문집 《인연》을 사서 고작 몇 편 읽고 나서는 그 책이 참 귀하게 느껴지더라(구매기록을 보니 2009년에 샀네). 지금도 한국인 중에 글을 제일 잘 쓰는 사람, 하면 김구용 선생이 떠올라. 최근 며칠 동안 책장을 정리하면서 이 책을 다시 손에 쥐게 된 게 큰 보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 어찌 보면 그동안 넋을 놓고 살았다는 얘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좋은 글들이 너무 많지만 오늘은 예전에 표시해 둔 몇 구절을 옮겨 볼게.
앞으로는 손이 닿는 곳에 꽂아두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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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먼산
아! 잘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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